지난달 21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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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재건축 아파트의 ‘몸값’이 예전만 못하면서 준공한 지 20년 지난 아파트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10년 안팎의 준신축, 준구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5년 이하 아파트와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지난 3월 매매가격지수가 전달 대비 각각 0.03% 올랐고다.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는 0.06%,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는 0.07% 상승했다. 하지만 20년 초과 아파트는 유일하게 지수가 0.08% 내렸다. 작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구축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포함된 동북권의 하락 폭이 -0.13%로 가장 컸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있는 동남권(-0.03%)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최근 신고가 거래가 간간히 나왔지만 전반적으론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최근 몇 년간 원자잿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은 계속 늘고 있다. 건설사와도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 속도가 좀체 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는데도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박경민 기자 |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준신축, 준구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 경향이 커지고 있다. 5년 이하의 신축 아파트는 비싸다 보니 지은 지 5~10년 정도 된 준신축 또는 10~15년 된 준구축 아파트 가격이 올해 들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의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지난달 매주 0.05~0.08%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10년 초과~15년 이하 준구축 아파트도 0.03~0.07%씩 올랐다. 20년 초과 아파트는 0.01~0.02% 수준에 그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기약 없는 재건축 아파트에서 사느니, 편리한 커뮤니티 시설을 누릴 수 있는 준신축이나 준구축 아파트를 리모델링해서 사는 걸 선호한다”며 “공급 우려 속에 특히 준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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