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우원식 승리’에 “민주당 탈당하겠다”던 당원들…진짜로 나가고 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조직국 등 인용 “국회의장 경선 후 탈당 신청 수천건 집계” 보도

‘추미애 우세’ 관측 뒤집은 우원식 의원의 후보 선출에…“당원들 걷어차” 분노 쇄도

세계일보

이낙연 전 새로운미래 공동 대표가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던 올해 1월7일,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계정에 올라온 더불어민주당 탈당 신청 완료 인증글. 엑스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을 꺾은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의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 예고됐던 지지자들의 ‘탈당 러시’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민주당원들의 탈당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탈당 신청 승인을 보류 중인 민주당은 ‘왜 즉시 승인이 이뤄지지 않느냐’ 등의 일부 반발에 본인 확인 등의 필요한 당무 절차가 있다고 이유를 대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뉴시스의 ‘지난해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는 민주당 관계자 발언 인용을 볼 때, 당시 하루 동안 5000명 가량이 탈당을 신청했던 것과 비슷한 규모로 예상된다. 뉴시스는 “당 조직국에 따르면 국회의장 경선 결과 관련 탈당 신청도 이와 유사한 수천건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 의원이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에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는 벌집을 쑤신 듯한 분위기였다. 국회의장 선거 결과는 당선인들의 표만으로 결정되지만 당원들의 마음, 즉 ‘당심’을 기준으로 삼는 이도 더러 있는 만큼 당원들의 여론이 국회의장 선거에 영향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던 터다.

추 당선인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총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같은 달 30일 공개한 ‘정치·사회 현안 130차 여론조사’의 국회의장 적합도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0.3%, 민주당 지지자로 폭을 좁히면 무려 70.6%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민주당 지지자만 놓고 보면 우 의원 지지율은 3.7%에 불과했다. 정성호 의원과 조정식 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4.8%와 3.6%였다. 민주당 지지자라 밝힌 응답자 100명 중 4명의 지지만 받던 우 의원이 70명의 지지를 받는 추 당선인을 꺾었다는 얘기가 된다.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3%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추 당선인은 2016년 당 대표로 선출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대선 승리를 진두지휘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맡아 검찰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는 등 굵직한 경력의 소유자다. 선명한 개혁 성향으로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 대표의 우군을 자임하며 ‘명추연대’라는 말을 낳기까지 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우 의원 승리에 격한 반응을 보인 이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너무 충격을 받았다’ ‘대다수 당원들이 추미애 당선인을 원하는데 왜 그러느냐’ ‘당원들이 검증된 추미애를 밀어줬는데 걷어찼다’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아서 진정이 되지 않는다’ 등 반응을 쏟아냈다. ‘우원식의 언행 하나하나를 지켜보겠다’는 경고까지 나온 가운데, 일부는 민주당을 탈당하겠다는 글을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남겼다. 추 당선인을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밀어줘야 한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입법부 수장으로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 출신이 맡아왔으며, 2명이 전반기와 후반기로 2년씩 임기를 나눠 선출된다. 1당이 내부 경선을 통해 추천한 후보가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 찬성을 얻으면 당선된다. 통상 5선 이상 중진 의원 중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온건파로 분류되는 인물이 맡는 편이다.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선출 후, 자신이 소속된 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이 되어야 한다.

단순한 국회 수장이 아니라 다른 나라 의원들이 우리나라에 오거나 반대로 순방에 나서면 각국 의원들을 만나 국가 간의 협력 방안 등도 논의하는 의회 차원 외교 역할 등을 수행한다.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을 때는 직접 중재에 나서야 하고, 부의장과 함께 대통령 만찬에도 참석한다. 한마디로 안 하는 것 빼고 다 한다.

이낙연 전 새로운미래 공동 대표가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던 올해 1월에도 민주당원들의 ‘탈당 러시’는 있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탈당이 완료됐다는 민주당 공식 홈페이지 안내와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화면을 첨부한 이들의 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탈당 행렬이 정치권에서의 ‘민주당의 이재명 사당(私黨)화’ 비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왔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